무작정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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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무중력 라디오 극장 제 1탄: 분당 어느 영화인의 고양이가 사는 법 by kimseunguk



(나레이션

: 호리호리한 몸매에 머리도 귀도 삼각형. 꼬리가 길어 우아한 자태. 성격이 독특, 영리, 애정이 깊다. 주인에게 말을 많이 걸고 움직임이 많아 성가신 점도. 특히 수컷은 발정기 낮고 크게 울어 시끄럽다. 그래도 많은 애묘인들의 최인기 고양이 하나. 기원은 태국에서 자연발생, 1878 시암왕국의 왕으로부터 선물받은 영국 영사가 1884 영국으로 가져오며 전세계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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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브이 단상 by kimseunguk




기억이 나더라. 유세윤과 뮤지가 결성한 '전격취미힙합적듀오' 유브이(uv) 음악을 듣고서 촛불 밑이 어둡다는 심정으로 기억이 났다. 그들이 지고지순 지향한다는 90년대식 뮤직박스들이.

 

거리의 시인들 - ()


 

거리의 시인들이라고 있었다. 데뷔년도를 보니까 99년인데 ... 전에 들은 기억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음악이 뭔데' 라는 강력한 메탈 연주에 귀가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랩으로 마음의 벽돌 한두 개는 쉬이 부셔주었다.

그에 질세라 조피디의 야리야리한 비디오 영상에 음울음울 싸이키델릭했던 '이야기속으로' 거리의 시인과 쌍두마차로 무지하게 흘러나오며 기분 대단하게 만들어주었다.

그것도 그때의 '원두커피가게' 무차별적으로 설치된 엠넷방송으로. 시절 정체불명으로 몹시 싱거웠던 원두의 원수 같은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위에 보이는 뮤직비디오는 

지금 찾아보고서 정말이지, 얼마만이야? 하여간 반가워서 애잔한 미소를 흘리며 보았는데 이야, 뮤비 후반에 거리의 깡패로 나오는 거리의 시인들을 혼내는 야구선수가 이승엽 선수였다는 사실에 약간의 경악을 하고 있다. 이승엽 선수가 기대 이상의 구석으로 진작 깨어있던 양반이 아닐까라는. 모르고 지나치신 분은 다시 한번, 그의 풋풋하디 풋풋한 모습을 확인하시길.

조피디의 이야기속으로는 기억에 있는 것보다 영상에, 날이 있는 기분이다. 그때는 한없이 흐물흐물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좀더 그로테스크하게 칼춤을 도는 듯한.

우얗튼

내심 그들을 흠모했으나 2000 이후(제대 직후) 블루스와 펑키에 빠지게 뻑이 갔으므로 그네들 류의 신선하면서도 어쩐지 싼티한 것에 대한 동경을 마음속으로부터 밀어내려는 노력을 했다.


 




그런데

 



유브이가 나타났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



 

굳이 90년대 그러니까 10대에서 20 초반까지의 음악들을 뒤져 듣지 않더라도, 이들의 지금까지 나온 곡만으로도 아주 액기스하면서도 비장 발랄하

농축된 90년댈 들을 있겠더라.

얼마 택시기사 분이 ", 야간통행금지를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것이다. 그것도 심야가 주요한 택시 영업하는 분이. 자기는 그때가 무조건 좋았다는 것이다.

시대에든 아니면 전전 시대에든, 그러니까 억압된 자유속에서 나름 만들어들 내는 에피소드들과 낭만들이 무지하게 많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억압으로부터 벗어나도 새로운 억압, 자아의 예스러운 반동으로 자유, 자유, 자유를 스스로 통제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기가막힌 우리들의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사실.

통제와 규율, 압박속에서 피어나는 소소한 기쁨들과 기가막힌 우연의 산물에 대한 쾌락을 내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지금 얘기로 빠져버렸다.

그러니까 택시기사 어쩌구 시점에서 나는,

유브이의 음악을 통해 나의 90년대의 환경을, 애써 밀어내고 무시했던, 왠지 음악적으로도 60-70년대에 비해 홀대했던, 그리고 80년대식을 극복하고자 정신은 밀레니엄 2000년대를 향해 주지없이 살아가던 순수- 라고 말할 밖에 없는 시절에 대한 동경과 뿌듯함으로 5월의 기분이 꺄르르- 하다는 .

시절, 시절에 비해 분명 희망은 적지만, 빨든 빨든 스스로 짙푸른 질긴 마음의 청바지 하나 입었다.

5월이다 꺄르르-

2010 05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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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by kimseunguk


산책





야간산책을 개시했다.
안에는 선풍기 5대가 돌아가고 있고, 지난 일요일엔 모밀국수와 수박, 얼음 같은 것들이 식탁에 오르내리기 바빴으며, 또한 습기에 눅눅해진 침대며 이불들이 이미 계절을 온몸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확실히 여름이 되었구나, 라는 소소한 절감을 표하는 것으로서 야간산책을 개시했다. 동행은 전년도 서교동차고인근배 야간산책 챔프견, 아르침볼도 '걷다 지친 적도 없는' 씨와 함께 했다.
정규 코스인 시립도서관까지는 야간 초행으로는 귀찮은 점이 있어, 가까운 구청 공원을 목표로 하였다. 시간을 보니 정확히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대로변을 피해, 골목골목을 이용해 갔다. 쫄랑쫄랑 따라오는 기르는 개는 연신 혀를 내밀며 헐떡거렸지만, 그야말로 신나보였다.
 
 



1
바로 냄새다. 작년 여름 홍대 아지트에서 급작스럽게 철수하고, 대장을 따라 이곳 안양 본부로 들어오고서 번째로 맞이하는 여름, 이곳의 냄새. 현관을 나서고 아파트 입구를 나오자, 항상 그렇듯 근처 치킨집 냄새부터 나를 반기기 시작한다. 대장이 가끔 시켜먹는 치킨의 냄새와 동일하다. 대장이 먹고 버린 치킨조각을 몰래 빼내어, 본부 소파 밑에서 숨어서 삭삭 발라 먹던 추억이 아련하다. 요즘은 대장이 치킨을 시켜 먹질 않는다. 시기가 묘하게  , 타고르라는 인덕원에서 관련 주점을 운영하며 싱어 라이터를 사칭하는 후배를 만난 이후와 겹친다. 작자를 언젠가는 만나, 강력하게 따져 요량이다.
 
 



2
골목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갈래 길이 나타났다. 오른쪽 길은 평소 다니던 대로변으로 다시 빠져나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그대로 골목으로 이어져 구청 뒷편으로 나진 길이다. 골목길은 바닥이 더렵게 여겨져 이용치 않았는데 이번엔 그리로 가보기로 했다. 여름날 산책에 한껏 기분이 들뜬 나나 개나, 아기자기한 무언갈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선택은 곧바로 '새로운' 경험을 나와 기르는 개에게 안겨주었다.
 
 



3
이런 !
대장은 이런 표현을 무척이나 싫어하지만 어쩔 없이 나도 모르게 뱉어내고 말았다. 처음 지나게 골목의 냄새와 정경에 너무 골몰한 나머지(물론 대장도 그러해 보였다) 꼬랑지까지 따라 붙은 정체불명의 개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고, 결국 X개가 꼬랑지를 물고 도망치는 것이었다대장은 당황하여 황급히 나를 끌어안고 꼬리를 살펴 보고선, 상처는 없으니 걱정말라며 이마에 뽀뽀까지 해주며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나를 안은 , X개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놈은 인근 연립주택의 '검은문' 아지트로 하고 있는 보였다. 대장과 , 그리고 놈의 대치가 시작되었다.
대장은 정말 화가 나있었다. 개인생 2 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산책을 나갈 때마다 인근 모든 개와 사람들에게 환영과 사랑을 받기만 나로서도,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 놈은 검은문의 열린 틈으로 고개를 내민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놈이 하는 말을 알아 들을 없었다. 같은 개라고 해서 다른 모든 개의 말을 이해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개들은 절대적으로 주인의 언어에 예속되어 길러진다는 것이다. 그것을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같다. 개가 인간에게 길러진 이후로, 개는 사실상 예의 개가 아니란 말이다. 아무튼 개는 정말 단지. 아무리 개라고 하지만 '으르르르' 라고 의성어만 줄곧 나열하고 있었다. 두려워하는 건지, 위협을 주는 건지 나조차 없었다. 하지만 대장은 놈의 '소리'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확고히 받아 들이는 보였다. 대장도 마치 귀에는 '으르르르' 하고 소리를 내고 있는 듯했다. 이윽고 대장은 골목 어귀에 세워져 있던 주차금지 표지판을 손으로 들고서는, 놈을 위협하며 말했다.
 
- 씹빡쌔끼가 누굴 물어!!!
 
대장이 욕을 하는 처음 들었다. 물론 나를 해하려던 개를 향해 분노하는 대장을 보고 가슴이 순간 - 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다지 놈이 짓을 개의치 않았다. 우리 세계에서는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들 하나였기 때문이다. 내가 태어나고서,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는)마미가 나를 분양 보내기 전에 줄곧 이야기해준 가르침들이 있다. 하나가,
 
-너도 앞으로 살아보면 알겠지만, 우리 개끼리는 싸움이 잦을 수도 있단다. 그러니까 맘에 담아 두고서 계속 서로 미워하지 말고 쉽게 잊거라. 그것이 우리 개들의 ()이란다.
 
나는 우리 마미의 가르침을 믿고 있다. 사실은 저절로, 그러니까 다른 나의 의지의 개입 없이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개에 대해서 어떤 불편한 감정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 대장이 그런 나의 속내를 알기란 어렵다.
 
 



4
주차금지 표지판을 내려놓았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가던 길을 가자, 라는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뜻모를 개하고 씨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뒤돌아서는데 놈이 기세등등하게 달려나왔다. 나는 눈을 부라리고서(나는 맹수다 라는 급조된 주문과 함께) 놈을 쏘아보며 발을 땅바닥에 크게 소리내어 내디뎠다. 놈은 다시 검은문으로 들어가서는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다시 기르는 개와의 산책은 계속되었다. 처음 가보는 골목길인지라 다시 나와 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왼편으로 놀이터가 나왔다. 목적지인 구청 내의 공원은 사실 작고 협소해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길목에 숨어 있던 놀이터가 크고 다이내믹해 보였다. 그런데 놀이터 맞은편으로는 , 모텔 골목이라고 불러도 전혀 하자가 없을 '수많은 모텔'들이 즐비했다. 구청 직원들이 로비를 받기 위해, 아니면 반대의 상황을 위해서 구청 근처에는 모텔들이 많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어 적이 있다. 정말 그러했다.
 
그린필드 모텔, 프린스 모텔, 위너스 모텔, 파라과이 모텔......
그리고 홈씨어터, 디브이디, 인터넷 어쩌구 블라블라 등등, 모텔 내의 여러 편의 장치들에 대한 홍보문구가 가득했다. 잠시 놀이터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예상보다, 아니 사실 예상도 못했지만,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근처 동네 주민들인 것은 분명했다. 복장들이 너무나 편해 보였다. 곳곳에 놓여진 벤치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가로등이 없는 구석 벤치에서 검은 비닐 봉지에 싸여진 소주를 종이컵에 오순도순 나눠 마시는 아주머니, 나무를 둘러싼 원형의 벤치에 앉아, 오예스 박스를 곁에 놓아 두고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DMB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남녀커플, 맞은편에는 혼자 나오신 아저씨도 있었고 그네에는 어린 딸과 아빠도 있었다.
그러니까 놀이터 안의 주민들의 모습은, 굳이 이곳으로 와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직장인 김철수씨가 점심식사로 낙지덮밥을 먹고 자판기 커피를 뽑다가 문득, 우리 동네 놀이터는 과연 어떤 풍경일까?’ 라는 상상을 했을 쉽사리 떠올릴 있는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김철수씨가 평소 치근덕거리던 회계팀 양혜경씨에게혜경씨가 사는 동네 놀이터의 모습은 어떻지?’ 라고 물었을 자신의 상상과 비슷한 대답을 하는 혜경씨에 대해서, 회사 근처 무교동 정통 낙지요리가 아닌 분식 스타일의 낙지덮밥을 혼자 김밥천국에서 먹은 김철수씨가혜경은 나의 운명이라고 확실하게 착각할 있을 만큼 그곳은, 충분히 클래시컬한 동네 놀이터였다. ( 어거지스럽긴 하지만)아무튼 놀이터는 너무나도 오랜만이었기에 안의 모두가, 안의 모든 것들이 신기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나는 개와 함께 등나무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개는 풀어놓았다. 워낙 기민한 놈이라 멀리 나가지 않고  근방에서 알아서 뛰놀기에 걱정은 하지 않았다.
놀이터에는 가로등이 있기는 했지만 그다지 밝은 불빛으로 놀이터를 비추고 있지 못했다. 오히려 맞은편 모텔들의 간판 불빛으로(옆에서 쏘아주는 형광등 역활을 톡톡히 해주며) 시야를 분별할 있었다그렇게 기묘한 조명 불빛이 드리워진 놀이터와 모텔 사이로 수줍게 트인 하늘에는, 바람에 날리는 실크 스카프처럼 흐르는 구름 안에서 하나가 조용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모텔이라. 나는 그리 모텔을 이용한 경험이 없다. 나의 성격으로는 어쩐지 '그런 '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고, 여전히 실제적인 필요로 이용하기 전에는 그리 생각되어지고 있을 만큼 모텔과 같은 것 대해서는 보수적이었다. 하긴 나는 줄곧 '나의 아지트' 만한 것이 있었으니 딱히 모텔과 같은 숙박업소를 필요로 하지 않았던 같다. 한때 만났던 어떤 친구는 그곳에서 좀더 '색다른 기분'으로 즐길 수도 있다는 것이었고, 또한 므흣 홀깃하여 빠른 실천가로서의 면모를 보인적도 있다. 하지만 어쩐지 실제적인 어른남자로서 모텔을 '사용'한 적은, 정말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완벽한 성인의 나이에, 성인의 육체, 그리고 이상의 타락을 경험했음에도 나에겐 어쩐지 그런 곳인 거다. 술이 떡이 되어 함께 실려가듯 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5
대장은 모텔 쪽을 응시하곤 사색에만 잠겨있다. 무슨 추억이 있는가 싶다. 나는 그네에 있는 꼬마숙녀에게 관심이 간다. 아이도 나를 부르고 있다. 여느 같으면 대장은 호응해 줄만도 한데, 가만히 생각에만 잠겨있다. 나는 아이를 보며 연신 꼬리를 흔들어 있을 뿐이다. 잠시 대장은 꼬리가 닳아 없어지기 직전의 나를 데리고 그네 쪽으로 다가간다.
꼬마아이들이 나를 보며 대개 하는 말은 거의 똑같다. 신기할 정도로 똑같이 외친다.
 
-(손가락을 뻗으며)우와, 개다!
 
혹은 강아지다, 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보통은 개라고 한다. 맞다, 나는 개다. 그것도 벌써 3 개란 말이다. 더이상 나는 강아지 따위가 아니다. 그런 나를 보고 대장은 가끔 슬픈 눈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어쩜 벌써 이렇게 컸니. 보통 너네들이 15 정도 산다고 하는데, 그런 개수명 따위는 믿지 않아. 30 아니, 평생 나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거야. 정말이야, 믿어.
 
이렇게 말하고는 나를 끌어안고 중얼중얼 무슨 기도를 한다. 그리고 어느새 대장의 눈가에는 눈물 같은 것이 맺혀있다. 나로서는 정말 의아할 뿐이지만, 어떤 때는 그런 대장의 기분이 전해지는 같기도 대장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게 된다. 기분이란 ,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6
놀이터를 빠져나와 다시 골목길을 걷기 시작했다. 뒤로, 아빠와 놀던 여자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유는 없었다. 기르는 개는 다시 새로운 골목 냄새와 정경에 몰입한 , 혀를 내밀며 신나게 발을 움직이기 바빴다. 구청 뒷편에 다다르자, 엘지25 편의점이 보이고, 골목 끝트머리까지 모텔은 따라와 있었다. 그리고 맞다은 작은 대로변에 봉고차 대가 있는데, 복장이 화려한, 그러니까 화류계 여인들이 타고 내리느라 차체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마침 내리던 여자가 모텔의 번호를 확인하며 바쁘게, 나와 개가 나온 골목으로 뛰 들어갔다.

 

구청 공원은 그야말로 적막했다. 오다 들렸던 놀이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나는 공원 한쪽에 있는 정자에 올라 앉아있다가 주위로 둘러진 오솔길을 밝은 보았던 것들을 차근차근 확인하듯 돌고 돌았다. 그리고 다시 정자로 돌아와 근처 식수대의 물을 틀고 손을 씻었다. 그런데 아까의 못된 X개가 떠올랐다. 이대로 다시 골목을 지나 집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예의 대로변으로 피해서 갈지 정해야 했다. 아무래도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이었다. 개를 쳐다 봤다. 헥헥거리고 있었다. 일단 편의점에 들려 생수를 하나 샀다. 공중 식수대는 믿을 없다. 평창 샘물이란 하나 사들고 먼저 모금 먹고, 개에게 주는데, 이런 먹는다.
골목으로 다시, 이번엔 반쯤 생수통을 손에 들고서 개와 함께 들어섰다. 골목을 통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것이다. 어쩐지 벌써 정이 들어버린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모텔을 지나서, 놀이터를 지나서, 그리고 못된 개의 연립주택 골목을 지나서, 우리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7
돌아오는 다시 놀이터에 들른 대장은, 이번에 나를 그네에 태우려 했다. , 정말 무서운 일이었다. 나의 발이 제대로 디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네는 공중에서 나의 몸부림과 함께 정말로 무섭게 흔들거리는 것이었다. 이내 그네를 포기한 대장은, 미끄럼틀로 나를 데려갔다. 직진으로 내려가도록 되어있는 미끄럼틀 중간에 나를 놓았다. 나는 밑으로 미끄러지기 위해 발톱을 세우고 엉거주춤 자세를 잡고 매달리듯 앉았다. 대장은 미끄럼틀 밑에서 손뼉을 치며, 있어! 있어! 그래 하고 있어!, 라고 외쳤다.
대장은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계단을 내려갈 모른다. 아니 너무 무섭다. 오르는 것은 누구보다 빨리 확실하게 있지만 내려가는 계단은 무섭단 말이다. 그런데 미끄럼틀이라니. 하지만 결국 나는 미끄럼틀을 탔다. 대장이 밑에서 나를 봐주고 있다.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정말이지 끔찍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 대장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8
대단한 성과였다. 미끄럼틀을 내려오다니, 네가! 오늘 산책의 수확은 정말 커다란 것이었다. 놀이터를 빠져나오며, 나는 한껏 기분이 떠있었다. 조금 나타날, X 따위는 신경쓸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하얀 , 누런 잡다하게 섞인 자식을 말이다. 나의 개는 오늘 굉장한 도전을 했으며, 그리고 스스로 공포 속에서 떨다가, 발을 적극적으로 내디디며 경사진 미끄럼틀을 쏜살같이 내려왔다 이거다.
하지만 ' 골목' 지날 ' X' 없었다. 주차금지 표지판은 내려놓은 자리 그대로 있었고, 연립주택의 검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개는 어떤 미동도, 소리도 내지 않았다. 골목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골목길  가운데 어색하게 세워진, 주차금지 표지판 뿐이었다. 시간을 보니 11 30분을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원효로에 살던 시절, 그러니까 내가 여덟살 때에 골목길은 정말 '생활공간' 이상이었다.
친구들과 항상 골목에 모여, 작당을 하거나 놀이를 했으며, 아니면 대수럽지 않다는 듯이 당연하게 골목 구석구석에 오줌을 싸는 것은 정말, 일상이었다. 골목을 담길로, 집마다 풍겨오는 냄새, 찌개 냄새 같은 , 그리고 엉성하고 까칠거리게  발라진 시멘트벽과 길바닥에 즐비했던 개똥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냄새들은 그로테스크하게 섞여져 정말, 습기차게 이상한 냄새를 만들곤 하였다. 정확하게 어떤 냄새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익숙하게도, 그것은 악취와는 다른 종류의 것으로 나의 기억 속에 떠돌고 있다.

원효로, 정확히는 원효로 1 15-15번지의 길은 소위 '아랫동네'라고 불렀다. '윗동네' 어린 나이에 보더라도 부유한, 정원이 있는 집들이 많았다. 지금은 전혀 다른 형태들로 한데 개발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제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상상 수조차 없지만, 아무튼 그곳은 조용하고 공기도 깨끗하게 느껴지던 곳이었다. 그곳에는 당시 나와 절친했던 외가 사촌이 살고 있었다. 집에는 포도덩굴과 작은 연못이 인상적이던 정원이 있었고, 나의혈연관계덕분에 동네 친구들과 그곳에 놀러가는 것은 그야말로, 특별한 즐거움이었다.

나의 외가 사촌은 '' 성을 가진 친구로, 어릴 적부터 키도 크고 생긴데다 나와는 비교도 없게 똑똑하기까지 했던 친구였다. 나보다는 살이 많았지만, 친구처럼 지낸 사이였기에 우리를 언제나 허물없이 맞아 주었다. 그런데 정원이 있는 사촌 집에 놀러 가려면, 그러니까 아랫동네와 윗동네 사이에는 지역을 구분이라도 하듯이 광장처럼 벌어진 형태의 '골목' 하나 있었는데, 그곳은 우리들에게 공포스러운 장소였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소위 우리들 사이에서 '나쁜얘들이 사는 골목'이라고 불리워지는 골목이었기 때문이다. 별다른 지칭을 어린아이들이 만들 수가 없었는지 그렇게, 나쁜얘들이 사는 골목이라고 이름 되었고, 그것은 우리들만 이름 부르는 것으로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친구들과 윗동네을 갈라치면, 어떻게 알고는 골목 어귀에는 '나쁜얘들' 여러명 나와 있었고, 우리가 가는 길을 막아섰다. 그리고 우리들을 보는 족족 쫓아와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괴롭힘이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 3 내내 일어났다.
, 그들이 그랬는지 정말 당시로서도 지금으로서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듯 윗동네 입구를 막아선 그들과 '협상'이라 만한 어떤 대화를 기억이 있는데, 우리가 윗동네를 가야하는지, 그러니까 나의 사촌을 만나 그곳 정원에서 놀기 원한다는 이야기 등등을 구구절절 이야기하고서, 별다른 '분쟁'없이 골목을 통과 적이 있다. 대부분은 그들이 골목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을 숨어서 확인하고는 사촌 정원에 놀러가야 했다.

이후, 국민학교 시절을 잠시 안양에서 보내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쁜얘들 클럽' 대장격이었던, 까만 얼굴의 스미스를 닮은 친구와 다녔다는 것이다. 친구는 나를 조금도 알아 보지 못한 , 나를 보면 무척 상냥하게 6 내내 대했으며, 또한 다른 얘기 없이 그를 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래 성품이 보통의 친구들보다도 배는 온순하고 착한 친구였으며, 평판도 좋았었다. 하지만 어릴 ' 골목'에서 유난히 독하고 끈질기게 아랫동네 친구들을 괴롭히며, 우리들 사이에서 '안경쓴 깜둥이'이라 불리웠던 것을, 그때도 지금도 그는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친구는(이름은 잊었다)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조금 궁금해졌다.

 

 



9
대장은 잡종견에게 꼬리를 물린 골목을 지나가는데, 어쩐 일인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토록 내가 미끄럼틀을 내려온 것이 좋았을까? 정말 대장은 이상한 것에, 불필요한 것에 마음을 쓰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내가 내려가는 계단 같은 것을 겁내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삶에서 그렇게 시급히 해결할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단지 나는 '계단을 올라가기는 잘해도 계단을 내려가기는 못하는 ' 뿐이다. 아무튼 오늘 산책은 즐거웠으며 색다른 경험 또한 있었다. 거기다가 나는 산책을 나오기 전에 있다. 대장이 산책을 나오기 직전에 그릇에 밥을 가득 채워놓는 것을. 그것은 언제나, 언제나 나에게 가장 행복하고 풍요로운 광경이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잡종견을 보게 되면, 내가 먼저 '킁킁'이라도 해줄까 싶다. 물론 대장은 싫어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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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 건 건전지, 그대 영원한 아크로바틱을 위하여 by kimseunguk

 

 

그대 영원한 아크로바틱을 위하여
 
 
 

그대를
가슴 밖에 건져놓고
태양은 짜릿짜릿한 평균대 위에
말려놓고
사람들에 묻네요
이것은 좌우간 제 심장을 움직이는
건전지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대답합니다
(합창) 안 보입니다 안 보입니다 보이는 건 그리움이 든 체조요 바싹 마른 날개뼈 뿐입니다
어쩐지요.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네요

이제 그대여 지상으로 착지하셔도 좋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되려 걱정하며 묻습니다
(합창) 왜요 왜요 립서비스 짜릿하게 필요하나요 십 점 만 점이라든지요
어쩐지요. 천 번째라. 입술도. 갈비뼈도. 끊어질듯. 아팠네요
 
익일
그대를 다시 가슴에 파종하고
천사들에 묻네요
건진 건 그대를 어제에 세상에 내놓고
건진 건-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천사들이 에이 에이 건전지를
던집니다 짜릿짜릿 맛있게도
 
건진 건 건전지입니다
그대 영원한 아크로바틱을 위하여
짜릿한 생의 건전지입니다


                              bgm MGMT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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